2023-
Peaceful Scenery
저는 바닷가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버지의 직장으로 인해 초중고를 해운대에서 보냈는데 현재 마천루가 가득한 홍콩 같은 모습과는 다르게 제 유년기의 해운대는 좀 더 자연의 느낌이었습니다. 제게 바다는 바라만 봐도 가슴이 탁 트인 느낌을 주며, 4계절과 낮, 밤 중 어느 때에 찾아가더라도 모든걸 털어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성인이 된 후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자주 찾진 못하지만 기회가 되면 어디든 꼭 바다를 보러갑니다. 많은 이들이 일상 속에서 쉼표를 찍고 싶을 때 찾는 곳이 바다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수평선 넘어 자연이 주는 편안함과 위로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작업의 시작은 유년시절 언제나 따뜻하게 제 마음을 보듬어주던 바다에 대한 기억과 감성이 서로 교감하며 만들어진 풍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여유로운 바다와 몽환적인 하늘의 Peaceful Scenery는 새로운 아름다움과 사유의 창을 열어주며 마음 속 깊은 곳을 어루만집니다. 하늘은 꿈과 희망의 상징으로, 푸른 바다는 삶의 끊임없는 흐름과 여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두 자연의 원소가 조화를 이루어내어 창출한 풍경은 먼저 작가 자신 그리고 보는 이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하려 합니다.
Rest in Peace 라는 추모의 표현이 떠나는 순간을 조용하게 기억하는 방식처럼, 작업은 마치 사후세계를 담은 듯한 평온한 풍경을 그립니다. Peaceful Scenery 연작이 관람자들의 마음을 담담하게 달래며, 그들에게 고요하고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하길 기대해 봅니다